이번에는 기획서 작성, 경쟁 분석, 로드맵 정리까지 기획자/PM을 위한 AI 도구 활용법을 알려드릴게요
기획자는 늘 시간에 쫓긴다. 요구사항 정리, 시장 조사, 기획서 작성, 보고 자료, 그리고 끝없는 회의까지. 특히 스타트업이나 작은 팀의 기획자나 PM(프로덕트 매니저)은 디자이너도, 마케터도, 전략가도 아닌데 모든 역할을 일부씩 수행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곤 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AI 도구의 발전은 기획자들의 이런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 글에서는 ChatGPT, Notion AI, Perplexity, Whimsical, Figma AI 등의 툴을 활용해 실제로 기획자가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다룬다. 단순한 기능 소개가 아닌 실전 중심의 활용법을 중심으로, 지금 당장 적용 가능한 실용 팁을 함께 제공한다.
기획서, 구조부터 문장까지 AI와 함께 구성하기
기획서 작성은 기획자의 대표적인 업무 중 하나다. 하지만 막상 기획서를 쓰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논리적인 흐름을 구성하고, 명확한 목적을 정의하며, 사용자 흐름까지 그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먼저 활용할 수 있는 것이 ChatGPT 기반 기획서 초안 생성이다.
예를 들어,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헬스케어 앱 서비스” 기획서를 만든다고 가정하자. ChatGPT에게 타깃, 목적, 기능 키워드만 주면 기본 구조(예: 개요 – 문제 정의 – 서비스 설명 – 핵심 기능 – 사용자 여정 – 기대 효과 등)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이후 각 항목마다 내용을 구체화할 때도 문장 구성, 도식 설명, 활용 예시 등을 AI가 도와준다.
Notion AI 역시 강력한 도구다. 단락 요약, 문장 수정, 문맥에 맞는 글 확장 기능을 통해 기획서 문장을 자연스럽고 간결하게 다듬는 데 유용하다. “좀 더 간결하게”, “전문적인 어조로 바꿔줘”, “이 문단을 두 문장으로 축약해줘”와 같은 요청이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즉, 기획자는 처음부터 모든 문장을 고민할 필요 없이, 전체 흐름을 짜는 데 집중하고 세부 문장은 AI의 손을 빌리는 방식으로 작성 속도를 대폭 높일 수 있다. 실무에서는 하루 종일 붙들고 있던 기획서 초안을 몇 시간 만에 완성해내는 일이 충분히 가능해진다.
경쟁사 분석과 트렌드 리서치, 더 이상 스프레드시트에 갇히지 말 것
기획자와 PM이 자주 하는 일 중 하나는 경쟁 분석이다. 기존 서비스나 유사 제품들을 비교해보고, 어떤 기능과 전략을 택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작업이다. 그런데 이 작업은 시간이 많이 들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기도 어렵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Perplexity AI와 ChatGPT의 웹 검색 플러그인 또는 파일 분석 기능이다. 예를 들어, “국내 건강관리 앱 3개 서비스 비교 분석”을 요청하면 Perplexity는 최신 웹 정보를 기반으로 경쟁사 소개, 주요 기능, 최근 업데이트, 시장 점유율 등을 빠르게 요약해준다. 기존에는 직접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자료를 수집해 표로 정리하던 일을 몇 분 만에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경쟁 서비스의 기능 구성을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한 자료가 있다면, ChatGPT에게 이를 업로드하거나 표로 붙여넣고 “기능 분류 기준을 도출해줘”, “UX 흐름상의 차이를 요약해줘” 같은 요청도 가능하다. AI가 표에서 구조적인 인사이트를 뽑아내며, 사람이 놓칠 수 있는 패턴까지 캐치해준다.
여기에 Whimsical AI, Miro AI 등의 도식화 툴을 더하면 자료 정리의 마무리까지 자동화된다. 기능 비교표, 사용자 흐름도, 인포그래픽 구조를 도식화해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효과적이다. 더 이상 리서치와 분석이 엑셀과 구글링에 묶여 있을 필요가 없다.
로드맵 작성과 우선순위 정리 – 전략 기획의 뼈대를 AI로 잡는다
서비스 기획의 핵심은 일정과 방향이다. 어떤 기능을 언제 개발하고 어떤 마일스톤을 어떻게 구성할지 정리하는 로드맵 작업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우선순위 판단이 까다롭다. 특히 각 부서의 이해관계가 얽히는 실무에서는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이때도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선 ChatGPT에게 현재 상황을 기반으로 “3개월 단위의 기능 개발 로드맵을 구성해줘”라고 요청하면, 핵심 기능들을 나열하고 각 기능의 개발 기간, 릴리스 조건 등을 추론해 간단한 일정표 형태로 만들어준다. 이어서 “중요도와 난이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매겨줘”, “기술 리소스를 고려한 순서를 재구성해줘” 같은 요청으로 세부 조정이 가능하다.
또한 로드맵 시각화에는 Notion의 타임라인 뷰나 FigJam의 로드맵 템플릿이 유용하다. 여기에 AI 기능이 더해지면, 입력한 항목들을 자동으로 분류해 시각적으로 정리해주며 마치 컨설팅 회사가 만든 것 같은 결과물을 몇 분 안에 얻을 수 있다.
더 나아가 기능 기획 시 고객 인터뷰, 사용자 피드백 데이터가 있다면 이를 AI에게 분석 요청할 수도 있다. “고객 불만 유형을 카테고리화해줘”, “기능 개선 요청 중 가장 빈도가 높은 항목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에 정량적 분석을 적용해 기능 개발의 우선순위를 객관화할 수 있다.
즉, AI는 전략의 대체자가 아니라, 기획자의 의사결정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속도 향상이 아니라, 더 깊이 있는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실무에 매우 큰 가치를 갖는다.
기획자와 PM은 본질적으로 ‘결정하고 정리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 결정과 정리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느라 정작 중요한 판단에 충분한 시간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그런 시간을 AI가 대신 채워주는 시대다.
단순히 툴을 아는 것을 넘어, 자신의 업무 흐름 안에 AI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다. ChatGPT로 문서를 정리하고, Perplexity로 시장 정보를 수집하고, Notion AI로 문장 퀄리티를 보강하며, Whimsical로 로드맵을 시각화하는 흐름은 기획자 업무의 핵심 루틴을 통째로 재설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앞으로 AI는 기획자의 경쟁력 그 자체가 될 것이다.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실전에서 제대로 AI를 써본 사람만이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그 첫걸음은 지금 당신의 하루 중 단 10분만 AI와 대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